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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9-26 00:14
물은 약과 같다
 글쓴이 : 가운 김학동 (118.♡.100.44)
조회 : 19,346  
물은 약과 같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물을 사먹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으며 물이 기름보다 비싸다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많은 사람들이 비싼 댓가를 지불하고 물을 사먹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현재 우리들이 가리는 것보다 더 까다롭게 물을 골라서 먹었다. ‘동의보감’에서는 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물이 나오는데 33가지가 된다. 그 중 몇 가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정화수(井華水)는 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물이다. 머리와 눈을 맑게 하며, 입 냄새를 없애고 술 마신 뒤에 생기는 설사를 낫게 한다.

한천수(寒泉水)란 찬 샘물을 말하는데 소갈, 위암, 이질, 옻독에 사용한다. 납설수(臘雪水)는 음력 섣달에 온 눈이 녹은 물인데, 성질이 차므로 열병이나 술 마신 뒤에 나는 열, 황달을 치료하는 데 쓴다. 춘우수(春雨水)는 정월에 처음 내린 빗물이다. 양기가 위로 올라가도록 하므로 불임증에 사용한다. 추로수(秋露水)는 가을철의 이슬인데, 소갈증을 낫게 하고 몸이 가벼워지게 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동상(冬霜)은 겨울철에 내린 서리인데, 성질이 차므로 술로 생긴 열이나 얼굴이 붉어지는데 사용한다.

매우수(梅雨水)는 매화열매가 익을 때인 음력 5월에 내린 빗물로, 헌데와 옴을 씻으면 상처가 남지 않는다. 반천하수(半天河水)는 대나무 끝이나 나무 구멍에 고인 빗물을 말하는데 귀신들리거나 정신병으로 헛소리하는 병을 낫게 한다. 옥정수(玉井水)는 옥이 있는 곳에서 나오는 샘물로 오래 먹으면 몸이 윤택해지고 머리털이 희어지지 않는다. 벽해수(碧海水)는 바닷물인데, 이 물을 끓여서 목욕하면 풍으로 가려운 것과 옴이 낫는다. 식체로 속이 그득할 때 마시면 토하고 설사하면서 낫는다.

온천수(溫泉水)는 피부감각이 둔하거나 손발을 잘 쓰지 못하는 병에 좋고, 피부병이 있을 때 이 물에 목욕한다. 유황 냄새가 나는 것은 풍증이나 냉증치료에 아주 좋다. 냉천(冷泉)은 맛이 떫은 찬 샘물로 편두통에 좋다. 생숙탕(生熟湯)은 끓인 물과 새로 길은 물을 반반씩 섞은 것으로 술에 몹시 취했거나 과실을 많이 먹었을 때 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그 물에서 술 냄새나 과실 냄새가 난다. 증기수(甑氣水)는 밥을 찌는 시루 뚜껑에 맺힌 물을 말한다.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검어지고 빽빽하게 나오며 윤이 난다.

이상과 같이 물의 용도에 따른 쓰임새가 다양한 것을 볼 때 당시에는 사소한 것으로 여겨졌던 물에 대하여 정확한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만병의 근원이라는 학설이 있을 정도로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건강할 때는 약간의 독을 먹어도 스스로 해독하는 능력이 있지만, 몸이 약해지거나 병이 들면 평소와 다름없는 약간의 충격에도 큰 해를 입을 수 있다. 병이 들어서 약을 먹거나 조리할 때는 아주 사소한 것에까지 유의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의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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