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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또 눈내리는 포항, 그리고 아침시간. > > 아침에 안사람의 “와! 눈이다”라는 한마디에 눈이 번뜩 뜨였습니다. “아침밥 먹어”라는 달콤한 말에는 절대 잠에 대한 절개를 굽히지 않는 나인데 잠을 깨게 되었습니다. 역시 난 프로 한의사입니다. > > 머리 속에서 출근을 어떻게 해야 될지 굴리면서 면도를 합니다. 난 한 번에 두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전천후 뇌를 지녔습니다. 다른 분들도 가능한 재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직까지는 나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알고 싶은 마음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 > ‘택시를 탈까?’하다가 가장 먼저 떠 오른 생각은 다른 사람들도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에 출근길 교통수단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역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출근을 해야 될 것 같았습니다. > > ‘오늘 같은 날 버스를 타야 돼!’ 역시 색다른 아이디어입니다. 이곳은 외진 곳이니 버스를 타면 앉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행복한 생각에 젖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버스가 다니나 확인해 봐야될 것 같습니다. > > 밥을 먹으면서 도로를 계속 봤습니다. 이런~~우라질네이션!!! 컥. 버스가 안다닙니다. > 역시 버스입니다. 내가 타려 할때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것이 버스라더니 오늘도 그렇습니다. > > 버스를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궁리해봅니다. 2년전에 내가 스키를 배웠다는 사실이 떠 올랐습니다. ‘스키를 타고 갈까?’ ‘음! 스키 장비가 없군’ 이제는 별의별 잡생각을 해보기 시작합니다. 내 머리도 결코 좋은 머리는 아니었나 봅니다. > > 결국 내차 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눈이 옵니다. 이런 날은 조용히 집에 있고 싶습니다. > > 차위의 눈을 치우는데 이건 눈이 아니라 똥덩어리, 얼음덩어리입니다. 무거워 죽겠습니다. 손 시려 죽겠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이런 허연 것을 보고 좋아라 했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 > 차가 뱅글 돕니다. 내 눈도 돕니다. 머리는 미친 듯이 돕니다. 이러다 미치는 것 맞는 것 같습니다. > > 큰 관광버스가 앞에 갑니다. ‘앗! 재수. 버스 뒤에 붙어서 가자!’ 역시 난 똑똑한 사람 맞는 것 같습니다. > > 앞에서 큰 차가 길을 내주니 운전하기가 참 쉽습니다. 그래서 날씨 안 좋은날 와이프 옆에 내가 바짝 붙어가나 봅니다. > > 한의원에 도착했습니다. 넘 일찍 왔습니다. 주차장에 있는 눈을 뭉쳐서 한번 던져 보았습니다. 아~, 손시려. 화살이 꺼꾸로 날아갈 수 없듯 나이먹으니 동심으로 돌아가기가 힘듭니다. 역시 말로만 청춘을 돌려다오입니다. > > 한의원 문앞 도로를 관리인 아저씨가 쓸고 있습니다. 나도 눈 치우는 것을 도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내 집앞이니까~~~. 갑자기 난 너무 착한 남자라는 생각이 가슴속에서 뭉클하게 들기 시작합니다. > > 열심히 눈을 치웠습니다. 역시 똥덩어리입니다. 무거워 죽겠습니다. 왜 사람들이 우리 한의원을 와서 침을 맞는지 이해가 됩니다. 허리가 부러질 것 같습니다. 아고~~ > > “원장님!. 원장님!” 간호사가 단발마로 갑자기 부릅니다. 나를 좋아서 부르는 소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응급상황인 듯 한데... > > 이런 써글~~. 차 한대가 한의원 앞 벽을 살포시 안고 뽀뽀를 하고 있습니다. 눈에 취해서 추태를 부리고 있음이 확실합니다. 근데 운전자가 없습니다. 어디 간거야??. 누가 이렇게 화려하게 주차를 하고 간거야? > > 농협에서 아줌마가 나옵니다. 갑자기 차가 없어져서 통장도 놔두고 왔답니다. 차 우리집 앞에 있는 거 보고 안심하고 다시 통장 가지러 갑니다. 난 지나가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다시 옵니다. 미안하다고 합니다. > > 차를 확인하니 핸드브레이크는 내려져 있고 기어는 D에 있습니다. 주인은 기어가 P에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거는 어제밤 주차할 때 상황이고 지금 현재 now는 D에 있습니다”라고 살짜기 환기시켜 드렸습니다. 경황이 없는 아줌마한테는 별 설득이 안되고 있지만 조리있게 말하는 내 자신이 뿌듯합니다. > > 차빼고 소중한 내 인테리어를 확인합니다. > ‘우띠~~박을려면 조금만 더 세게 박지’ 물어 달라고 하기에도 조금 난감합니다. 발로 툭치니 시멘트 툭툭 떨어집니다. 타일 떨어집니다. 이따 인테리어 견적 내봐야될 것 같습니다. > > 어렸을 때 눈을 왜 좋아했는지 여전히 이해가 안됩니다. 그땐 철이 없었음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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